- - ‘몰라서 못 받는 복지’에 마침표... 첫돌~네돌 ‘출생축하금 자동지급제’ 시행
(한국경향신문=남창우기자) 광양시는 출생축하금(출산장려금) 신청·지급 절차를 대폭 개선해 2026년부터 첫돌부터 네돌까지 매년 자동으로 지급하는 ‘출생축하금 자동지급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출생축하금은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고 출산 초기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다. 다만 그동안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는 구조가 출생가정에게 절차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광양시는 이런 간극을 줄이기 위해 자동 지급 방식으로 전환했다. 말 그대로 행정이 먼저 챙기는 복지, ‘광양시 출생축하금 자동지급제’다.
■ 출생축하금 제도, 어떻게 운영되나
광양시 임신·출산 지원 사업의 대표 사업인 출생축하금은 2004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신생아 양육비 지원에서 출발했다. 이후 2008년부터는 1년 이상 거주한 모든 출산가정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올해로 23년째 이어오고 있다.
출생축하금은 출생 이후 일정 기간 아이의 성장을 함께 응원하고, 출산·양육 초기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출생 친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지원 대상은 광양시에 출생신고를 한 신생아 또는 12개월 미만 입양아이며, 출생일 기준 6개월 이전부터 광양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한 부모를 요건으로 한다.
지원 금액은 출생 순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첫째는 500만 원, 둘째는 1,000만 원, 셋째는 1,500만 원, 넷째 이상은 2,000만 원을 지원하며 지급은 출생부터 네돌까지 총 5회 나눠 이뤄진다.
■ 광양시 출생축하금 지원 규모, 최근 9년간 약 260% 이상 확대
광양시의 출생축하금 지원 예산은 최근 9년 사이 크게 늘었다. 시에 따르면 2017년에는 17억 2,400만 원을 편성해 2,210명에게 지원했으며, 2025년에는 62억 3,500만 원을 투입해 4,246명에게 지원했다. 예산 기준으로 약 26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도 광양시는 출생축하금 지원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는 출생아 수 변동과 관계없이 지원 규모와 지원 기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확대함으로써 출생가정을 중·장기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 대상인데도 못 받는 가정이 있었다
그럼에도 매년 신청 누락으로 인해 출생축하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관련 민원이 이어졌다.
미지급 사례의 상당수는 제도를 몰라서가 아니라, 출산과 양육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신청 시기와 절차를 놓친 경우였다.
이 같은 사례는 제도의 취지와 현장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대상의 범위가 아니라, 신청을 전제로 한 운영 방식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 자동지급 절차는 이렇게 진행된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 신청 없이 출생축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자동지급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대상은 첫돌부터 네돌까지 출생축하금 지급 대상 요건을 충족한 가정이다.
절차는 부서와 행정기관 간 사전 확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출생보건과가 해당 월 지급 대상자 자료를 읍·면·동에 먼저 송부하면, 읍·면·동은 거주 요건과 자격을 사전에 확인한 뒤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만 대상자에게 증빙서류를 요청한다. 읍·면·동은 확인 결과를 출생보건과에 통보하고, 출생보건과는 자료를 재검토한 뒤 다음 달 15일 이내 출생축하금을 자동으로 지급한다.
특히 2026년 이후 출생아는 출생 시 개인정보 제공 동의와 함께 1회만 신청하면 이후 첫돌부터 네돌까지는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지급된다.
■ 자동지급까지, 사업부서의 고민과 선택
출생축하금 자동지급제 도입은 처음부터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사업부서 내부에서는 자동지급으로 전환할 경우 거주 변동, 자격 상실, 주소 이전 등의 사유로 대상자를 누락하거나 오지급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시스템 개선과 전산 관리, 사전 확인 절차에 따른 행정 부담도 기존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청 누락으로 지원을 받지 못한 가정이 발생할 때마다 민원이 이어지고, 이를 확인·조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업무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출산과 양육으로 바쁜 시기에 ‘신청을 놓쳤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이 끊기는 상황이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출생보건과는 이런 현실을 종합해 행정 방식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후 부서 내부 논의와 검토를 거쳐 지급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했다.
■ 제도 개선을 위한 구체적 노력들
광양시는 자동지급제 도입을 위해 사전 준비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2022년부터 2025년 출생축하금 대상자 약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자동지급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를 추진했다. 아울러 자동지급 대상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신규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대상자 등록 등 절차를 정비해 자동지급 시행 기반을 마련했다.
시는 행정 부담이 일부 늘더라도 시민의 불편을 줄이겠다는 방향 아래 준비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광양시는 지급 방식 전환에 그치지 않고 제도 전반도 함께 손봤다. 2025년 2월 조례개정을 통해 거주 요건을 ‘1년 이상’에서 ‘6개월 이상’으로 완화했다. 또한 출생 시점에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도 6개월 경과 후 신청이 가능해져, 제도 취지에 맞게 더 많은 출생가정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출산가정의 목소리
출생축하금 자동지급제에 대한 출산가정의 반응도 뚜렷했다. 맞벌이 부모 A씨는 “첫돌이 지나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신청 기한이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며 “앞으로는 자동지급이 되니 놓칠 걱정을 덜어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다자녀 가정의 B씨는 “둘째 때 신청 시기를 놓쳐 지원을 받지 못했다. 뒤늦게 알고 너무 속상했다”고 했다.
초보 부모 C씨는 “한 번만 방문해 신청하면 이후 남은 출생축하금이 자동으로 지급된다는 점이 더 큰 배려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 ‘미리 챙기는 복지’, 광양시의 선택
출생보건과 황영숙 과장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출생 지원 시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이 실제로 이용하는 과정이 편해야 의미가 커진다”며 “앞으로도 출산 이후까지 이어지는 정책을 시민 입장에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출생축하금 자동지급제는 단순한 절차 개선이 아니다. 대상임에도 신청 시기를 놓쳐 지원이 누락되던 구조에서, 행정이 먼저 확인하고 챙겨주는 구조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광양시는 출산을 장려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출산 이후의 시간을 함께하는 행정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작지만 분명하게 광양시 출생 가정의 일상과 시민의 삶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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